글로벌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세계와 대화할 수 있는 의사소통 능력은 필수적이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서 영어 교육을 하고 있으며, 그 효과는 어떨까?
얼마 전 삼성 경제 연구소에서는 ‘영어 경제학’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영어 교육의 현주소와 영어 교육의 방향을 제시하였다. 영어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은 중학교부터 대학교까지 1만5000시간, 공교육에서 하는 영어 교육을 제외하고 투자되는 예산은 연간 15조에 달한다고 한다. 이 정도의 시간과 돈을 들여서 영어 공부를 하는 대한민국의 영어 수준은 어떠한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아시아의 경제활동이 활발한 12개 나라 중에서 의사소통이 가장 어려운 나라로 평가되었다고 한다. 영어 교육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이젠 국가적인 관심을 가져야할 때이며 우리 교육 현장에 대해서도 압력을 가하는 메시지로 다가 왔다.
보고서가 나오기 전부터, 학교 교육에서 영어 교육을 위해 긍정적인 여러 시도를 해 오고 있지만 사회는 학교에 무언가를 더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학교는 어떤 변화를 시도해야만 할까? 우선은 학교에서 ‘영어’과목에 대한 시각의 변화가 절실하다. 영어는 분명 정규 교과 안에서 진행되는 한 과목이다. 하지만 초중등교육에서의 강조해야할 것은 과목에 관련된 지식을 늘여가는 것이 아니라 의사소통 능력의 계발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영어’는 ’의사소통의 수단‘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학교 교육 상황에서 ’영어‘가 여러 과목 중 한 과목으로만 머물러 있게 된다면 지금과 같은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인식 전환은 영어 선생님도 영어 선생님이지만 모든 선생님들에게도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인식전환을 구체적으로 실현해 가는 방안으로 학교 교육 상황 안에서 학생들이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줘야할 것이고, 그러한 환경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용기 있는 비 영어과 선생님들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학생들을 위한 영어 상용 환경에서 영어교사가 아닌 비 영어과선생님들이 영어로 의사소통 모습을 보여 준다면 교육 효과는 매우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소개한 ‘영어 경제학 보고서’에서 영어 활용 능력 신장 방안으로 프랑스인 장 뽈 네리에레가 제안한 ‘Globish’의 활용을 제안하고 있다. 글로비쉬란 Global + English로서 영어권 국가가 아닌 사람들이 1500개의 단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글로벌화(?)된 영어를 말한다. Globish는 유창성보다 의사소통에 중점을 둔 영어이며 힘들게 배우는 영어가 아니라 생활 속에서 배울 수 있는 영어를 말한다. English가 아닌 Globish라면 영어 선생님이 아닌 모든 선생님들도 얼마든지 도전해 볼만한 일일 것이다. 우리 제자들에게 영어 환경을 만들어 주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방법은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