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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경영

[新 교장학 개론] 교육공무직과의 인간관계 어떻게 해야 할까?

학교는 교원·일반직공무원·교육공무직원(이하 ‘공무직’으로 약칭) 등 다양한 직종의 구성원이 학생의 성장과 배움이라는 공동의 교육목표 실현을 위해 협력하는 조직이다. 학교에서도 과거부터 갈등은 있어 왔으나, 최근에는 그 양상이 변화하고 있다. 교육지원청에 접수된 갑질 신고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과거에는 주로 학교 경영자와 구성원 간의 수직적 관계에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에는 교원과 공무직 간 수평적 관계에서 나타나는 것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즉, 과거에는 갑질 신고 주요 대상이 학교 경영자였으나, 최근에는 보직교사를 비롯한 교사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학교 운영이 민주화되고 학교 구성원의 권리의식이 높아지면서 학교 내 갈등 양상도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과거 갈등이 주로 학교 경영자의 이른바 학교 내 ‘큰 권력’의 문제였다면, 최근에는 일상적인 업무 지시·협조·분장 등 학교 내 ‘작은 권력’, ‘생활 권력’의 문제로 변화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학교 경영에서 공무직과의 관계가 중요한 이유는 이들이 학생의 안전·복지·급식·시설 등 교육환경을 지탱하고, 교사가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협력적 동반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무직과의 협력적 관계가 지니는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런데 이들의 근무처는 교무실·도서관·과학실·실습실·상담실·급식실·돌봄실·시설관리 등 매우 다양하다. 공무직의 근무 영역이 다양한 만큼 직종별 채용 역사와 고용 형태, 근무조건도 다르다. 학교마다 업무분장 등 관련 기준을 적용하는 내용도 달라 자칫 민원이나 분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처럼 역사적·구조적 원인으로 인해 이들 간의 갈등은 학교 현장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갈등 유형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교장에게 필요한 것은 문제가 발생한 후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의 원인을 사전에 잘 살펴 예방하는 것이다. 


이러한 학교 현장의 상황을 고려하여 여러 시도교육청에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그중 하나가 공무직 업무 매뉴얼의 제작·보급이다. 그러나 업무 매뉴얼만으로는 갈등을 예방하고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갈등을 예방하고, 발생한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교장의 깊이 있는 고민과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이에 본고에서는 교육공무직의 역할과 의의, 학교 내 교원과 공무직 간 갈등의 주요 원인, 학교 내 갈등 예방 및 관리를 위한 학교장 역할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교육공무직의 역할과 의의
● 학교 운영의 필수적 기능 수행
공무직은 학생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등 학교가 본래의 교육적 기능을 하는 데 중추적·필수적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예를 몇 가지 들면, 시설직은 안전하고 쾌적한 교육 공간을 유지하고, 조리종사원은 균형 잡힌 급식을 제공하여 학생의 건강한 성장과 원활한 학습을 지원한다. 전문상담사는 학생의 학교생활 적응과 정서적·사회적 지원을 한다. 특히 학생의 정신 건강이 중요해지는 요즘 전문상담사의 업무는 단순한 보조 업무가 아니다. 이들은 학생의 어려움을 살피고 필요한 지원으로 학생들이 학업에 집중하고 학교생활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 교사의 교육활동 전념 여건 조성
학교경영에서 공무직과의 관계가 중요한 이유는 공무직이 교사가 학생 수업과 생활교육 등 본연의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공무직이 행정 및 기타 지원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게 되면 교사의 업무 부담이 줄게 된다. 이는 결국 교사가 학생에게 제공하는 학습 경험의 내용과 질이 높아지게 된다. 특히 최근 들어 학교의 역할이 확대될수록 교사만으로는 모든 업무를 감당하기 어렵다. 따라서 공무직과의 협력은 단순한 인력 운용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 조직 전체의 업무 효율성과 교육의 질을 좌우하는 학교경영의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 교육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교원 전문성 강화에 기여
AI 교육의 도입, 디지털 기술의 확산과 학교 기능의 다양화로 교사가 가르치는 환경이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사들은 새로운 제도와 교수 방법을 익히고, 변화하는 학교 환경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어야만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무직도 교원과 함께 자신의 직무에 대해 지속적으로 배우고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적응할 때, 학교 조직 전체의 회복탄력성과 발전 가능성이 높아진다. 공무직의 전문성 향상은 업무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학생에게 더욱 안전하고 안정적인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데에도 기여한다. 따라서 학교 경영자는 공무직을 단순한 지원 인력으로만 보는 인식에서 벗어나, 학교의 변화와 혁신을 함께 이끌어가는 동반자이자 공동체 구성원으로 인식해야 한다.

 

학교 내 교원과 공무직 간 갈등의 주요 원인
● 내재적 갈등 요인
교원과 공무직 간의 갈등이 쉽게 해소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지원 행정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 때문이다. 교원은 수업과 학생 생활교육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 공무직에게 신속하고 적극적인 업무 지원을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공무직은 자신이 담당하는 업무도 학생 교육과 학교 운영에 필요한 역할이며, 교원의 업무에 못지않게 중요한 만큼 존중받아야 한다고 인식할 수 있다. 즉 공무직은 교원뿐 아니라 학교에 근무하는 모든 직종이 서로 다른 역할을 담당하며, 각자의 역할이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인식 차이가 충분한 소통을 통해 조정되지 않으면 교원의 업무 요청은 일방적인 지시로, 공무직의 업무 범위 등에 대한 주장은 비협조적인 태도로 받아들여져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외재적 갈등 요인
1) 업무영역과 업무 배분 기준의 불명확성
학교에서는 교원과 공무직 모두 업무영역의 구분·배분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공무직은 새로운 업무에 대한 교육훈련 부족과 학교 내 서열화된 직무 구조를 주요 원인으로 본다. 반면 교사는 직종 간 업무영역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은 점과 학교장의 불분명한 업무 배정 기준을 주요 원인으로 인식한다. 이처럼 갈등의 원인을 바라보는 관점은 서로 다르지만, 실제 갈등은 특정 개인의 성향보다 누가 어떤 업무를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가 명확하지 않을 때 자주 발생한다. 업무가 늘어난 만큼 기존 업무와의 우선순위, 책임 소재 등이 함께 정리되지 않으면 서로가 불편해지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2) 처우 격차와 상대적 박탈감
학교의 역할이 교과 수업뿐 아니라 돌봄·상담 등으로 점차 확대되면서 구성원 간 역할과 처우를 둘러싼 마찰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직종별로 임금체계와 복무 조건, 처우 개선 정도와 과정이 서로 다르기에 일부 구성원은 상대적 박탈감이나 불공정함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임금이나 근무조건의 차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같은 학교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역할이 얼마나 존중받고 있는지, 업무 난이도와 책임이 얼마나 공정하게 인정받고 있는지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갈등을 키울 수 있다.

 

3) 교육훈련 부족과 서열화된 직무 구조
공무직에게 새로운 업무가 부여된 경우, 충분한 교육훈련 기회가 제공되지 않아 필요한 전문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할 때도 갈등이 발생한다. 이런 상황에서 일하게 되는 경우 실수에 대한 심적 부담이 커지고, 교원 등과의 협업 과정에서도 오해가 생기기 쉽다. 특히 공무직이 학교 내 직무 구조가 서열화되어 있다고 인식할 경우, 업무 협조는 자발적 협력보다 명령·지시에 의한 관계로 느껴질 수 있다. 이처럼 직종 간 존중과 신뢰가 약해진 상황에서는 사소한 업무 요청도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진다.

 

학교 내 갈등 예방 및 관리를 위한 학교장의 역할
● 갈등 대응 역량과 노사 관계, 관련 법령 이해도 제고
학교장은 교원과 공무직 간의 갈등을 개인 간의 감정 문제로만 보지 말고, 인사·노무 절차와 관련 법령, 학교 운영 방식 등이 결합된 구조적 문제로 보아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장은 노사 관계 관련 연수 등에 적극 참여하여 노동관계 법령과 인사·노무 절차를 이해하고 실제 사례를 통해 갈등 대응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다. 


또한 공무직 관련 업무를 처리할 때 유의해야 할 사항은 첫째, 업무분장 기준을 명확히 하고 구성원에게 공개해야 한다. 둘째, 인사·노무 절차를 숙지하고 계약·복무·휴가 등의 업무를 일관되게 처리해야 한다. 셋째, 갈등 상황별 대응을 연습해야 한다. 학교장은 업무 거부나 책임 회피, 협조 태만 등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여 사례별 대응 원칙을 준비해야 한다. 넷째, 학교장은 동일 유형의 사안을 다르게 처리하지 않도록 기준을 마련하여 공정성·일관성 있게 적용해야 한다. 다섯째, 업무 지시와 협의 내용, 조정 결과 등을 문서로 남겨 오해와 갈등을 예방해야 한다. 

 

● 직종 간 소통 및 갈등 조정 체계 구축
공무직과 교사가 공통으로 요구하는 것은 포괄적이고 민주적인 교직원 소통 구조 구축이다. 학교 내에 의견을 나누는 공식 창구가 있으면 업무 배분·변경 등 애로사항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으며, 특정 직종이 소외된다는 인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5 이를 위해 공식 회의와 비공식 소통 창구를 지속적으로 운영하여 구성원이 소통의 시기와 절차를 예측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구성원이 의견을 말하고 그 처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절차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학교에서 적용이 가능한 구체적인 소통 방법은 첫째, 정례적인 업무 조정 회의를 개최하여 학기 초·중에 신규 업무 배분, 업무 분장·조정 등을 정기적으로 논의한다. 둘째, 정례적인 업무 협의회나 간담회를 개최한다. 한 학기에 2회 이상 업무상 애로사항과 개선 의견을 공유한다. 셋째, 익명 건의 창구를 운영하여 업무 부담, 불합리한 지시, 관계 갈등 등을 사전에 알릴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한다.

 

넷째, 갈등 조정 절차를 만든다. 갈등이 발생하면 당사자 면담, 학교장 중재, 필요시 교육청·외부 전문가 자문으로 이어지는 단계를 설정해 운영한다. 특히 갈등이 발생한 뒤 책임 소재를 따지는 방식보다 어느 기준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업무분장 기준, 업무 지시 절차, 업무 협조 범위, 의사결정 방식 중 무엇이 모호했는지 확인하면 재발 방지책을 더 구체적으로 세울 수 있다. 학교 구성원 간 갈등은 오랜 기간 누적된 관계적 긴장과 구조적 문제가 표면화된 결과일 수 있다. 따라서 일회성 중재보다는 갈등의 원인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제도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 하기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은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육 내용은 이론보다 현장 사례 중심으로 구성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업무 지시의 적정성, 말투와 태도, 사적 심부름, 특정 직원에게만 반복되는 업무 부담, 공개적 망신, 협조 요청과 압박의 차이 등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교육은 갈등을 억누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상호 존중과 배려가 있는 근무 환경을 만들기 위한 기초 작업으로 운영해야 한다.


AI 시대 진정한 리더십은 정답을 가장 많이 아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AI가 인간보다 더 많은 지식을 축적하고 더 빠르게 분석하는 시대일수록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연결하고, 서로 다른 생각을 조율하며, 함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능력이다. 구성원들은 더 이상 리더에게 모든 답을 기대하지 않는다. 대신 왜 이 길을 가야 하는지, 무엇을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하는지를 설명해 줄 인간적인 리더를 찾고 있다. 고로 리더는 더 빠른 사람이 아닌 더 경청하는 사람이며, 더 강한 사람이 아닌 더 책임지는 사람이고, 더 영리한 사람이 아닌 더 인간적인 가치를 실천하는 사람이다. 


MZ세대를 속칭 ‘3요’(이걸요? 제가요? 왜요?) 세대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들은 프랑스 철학자 레비나스가 말한 바처럼 리더가 타자 얼굴 앞에서 무한한 책임을 느끼고, 기꺼이 고통까지 선택할 수 있는 존재이기를 원한다. 이런 리더는 조직에 신뢰를 형성하고, 리더의 가치와 존재 이유를 보여준다. 최근 학교 경영자의 길은 고통의 길, 형극의 길일 수 있다. 그러나 학교 경영자로서 주체성을 단단히 세우고 더 과감하게 공무직의 언어와 관점을 이해하고 적극 소통할 때 학교장의 리더십은 더욱 단단히 서게 될 것이다. 또한 잊지 말아야 한다. 진정한 리더십은 경험 위에 끊임없는 성찰과 노력이 더해질 때 비로소 길러진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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