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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경영

[新 교장학 개론] 말 잘하기는 No, 잘 말하기는 Yes 

 

2026년 1월의 다보스는 유난히 춥다. 한때 세계화의 성전이라 불리던 이곳의 공기가 달라진 것은 스위스의 칼바람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세계 오피니언 리더들이 샴페인 잔을 부딪치며 낙관론을 펼치던 자리는 도널드 트럼프라는 거대한 태풍이 몰고 온 공포로 채워졌다. 강대국 지도자의 선택과 행보는 지구촌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학교 운명이 학교장의 인품과 역량에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상 학교장의 인품과 역량은 ‘말하기’로 드러나는데, 많은 학교장이 스스로 말을 잘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교사들의 생각은 다르다. 말을 잘하냐 못하냐의 기준은 말하는 사람이 아닌 말을 듣는 사람에게 있으며, 화려한 언변이나 유창함이 아닌 말의 설득력 유무와 그 정도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지도자의 품격은 링컨 대통령의 사례처럼 ‘존경’에서 나온다. 링컨은 ‘존경’을 자신의 최고 가치로 삼았다. 존경은 인격과 품위에서 나온다. 존경받는 사람은 품격이 있는 말과 온화한 말을 한다. 상대방의 독설을 정면으로 맞받아치지 않는다. 한번은 링컨의 정치적 라이벌인 스티븐 A. 더글러스가 링컨을 향해 ‘두 얼굴을 가진 사나이’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링컨은 “나한테 얼굴이 하나 더 있다면 이 얼굴을 하고 다니겠느냐”라는 자학 유머로 응수했다. 이처럼 품격 있는 말은 정치적 라이벌의 차가운 마음마저도 녹이는 힘이 있다. 

 

학교 경영 환경과 학교장의 말 잘하기
우리나라는 최근 양극화와 비교문화, 물질만능주의 등으로 인해 ‘분노공화국’으로 변해 가고 있다. 이런 사회 분위기는 학교에도 영향을 미쳐 갈등과 분노가 증폭되고 있다. 이를 잘 보여준 사건이 서이초 사태다. 이제 학교라는 공동체 안에서 구성원들은 동상이몽을 꿈꾼다. 학부모는 ‘내 새끼 지상주의자’로, 교사는 ‘월급만큼만 일하는 직업인’으로 인식된다. 이런 학교를 학생들은 점차 ‘잠자는 곳’으로 여긴다.


학교 상황이 이런데도 학교장은 최선을 다해 학생을 교육하겠다는 소명의식을 품고 부임한다. 그런데 문제는 학교장에게 정년까지 남은 시간이 길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많은 학교장은 소위 ‘3y’, 즉 성급함(hurry), 염려(worry), 그리고 성냄(angry)의 심리상태에 놓이게 된다.


성급함은 조바심을 키우고 화를 부른다. 한국 사람치고 빨리빨리가 몸에 배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 혹자는 빨리빨리 문화 덕분에 우리 경제가 압축성장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하지만, 성급함은 긍정적 요소보다 부정적 요인으로 작동한다. 결과에 대한 조바심과 염려를 키우고 기대에 못 미치면 쉽게 화를 내거나 좌절한다. 따라서 품격 있는 학교장이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심리적 동요를 다스리는 ‘인격 다듬기’가 선행되어야 한다.

 

품격 있는 말하기의 전제 조건 _ 인격 다듬기
학교장은 다양한 방식으로 학교 공동체 구성원에게 영향을 미친다. 학교장이 훌륭하면 교사들은 당연히 지지하고, 학교 조직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 학교장이 품격 있게 행동하고 말하면 학교 조직에 신뢰가 형성되고, 구성원들 사이에 사랑과 열정이 피어난다. 말은 누군가를 베는 칼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치유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학교장은 단순히 말을 잘하는 것을 넘어, ‘잘 말해야’ 한다. 


학교장의 말은 그 영향력이 크기에 스스로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소위 ‘말발’이라 불리는 ‘번지르르한’ 화려한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언어 감수성’이다. 이 감수성을 잃으면 리더의 말은 민폐를 넘어 갑질이 되거나 상대에게 수치심을 준다. 


말은 인격과 인품의 수준을 드러낸다. 훌륭한 학교장이 되려면 먼저 인품을 가다듬어야 한다. 인품이 품격 있는 말하기와 잘 말하기의 근본 바탕이며, 모든 말은 사람의 마음과 인품에서 우러나오기 때문이다.4 훌륭한 학교장이 되는 길과 품격 있게 말하는 길은 결국 ‘자기 자신’이라는 같은 출발점에서 시작된다. 건강한 자기 만들기와 자기 다듬기가 있어야 품격 있는 말하기도 가능해진다. 

 

학교장의 잘 말하기 _ 설득하는 말하기 5계명
잘 말하기 위해서는 먼저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과 배려하는 마음이 전제되어야 한다. 같아야만 좋은 것은 아니다. 다름을 어떻게 조율하고 설득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다섯 가지 원칙을 제안한다.


● 첫째, 호감 가는 사람이 되어라
호감 가는 사람과는 말이 통한다. 이를 위해서는 상대의 관심사를 화제로 삼기, 먼저 말을 꺼내기, 적절히 자기 이야기 오픈하기를 해야 한다. 또한 독선과 독점을 빼고, 인정과 긍정을 더 해야 한다. 밀당의 고수는 상대의 눈높이에서 관심 사항을 끌어낸다. 따뜻하고 친밀하게 다가가는 것은 주파수를 맞추는 것과 같다. 사람은 자신이 잘하는 것을 말할 때 몰입한다고 한다. 따라서 대화의 물꼬를 트되, 말의 주도권을 넘겨주는 것이 필요하다. 선입견 내려놓기, 우호적인 태도 등으로 상대방이 다가오게 하는 매력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 둘째, 하고 싶은 말을 확실하게 전달하라
내 생각을 타인의 마음에 닿게 하는 설득은 매우 어렵다. 모호하게 한 말을 상대방이 알아듣기를 바라면 그것은 과욕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확실하게 정의하고 깔끔하게 압축해야 한다. 짧게 말하되 할 말은 다 했을 때, 오히려 말에 여운과 설득력이 생긴다. 좋은 말은 구조화, 쉬운 표현, 명확성을 갖춘다. 한 문장으로 의미를 명확하고 짧게 표현하는 것은 강조하거나 임팩트 있게 말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셋째, 공감과 경청은 잘 말하기의 핵심 자질이다
공감은 무조건 편들기가 아니라, 상대방의 감정·마음·의도를 이해하려는 것이다. 소통은 공감 없이 불가능하다. 보통 MZ세대는 업무 지시에 질문으로 응수하는 경향이 있다. 학교장은 이런 MZ세대들을 설득하여 업무수행을 이끌어야 한다. MZ세대와 라떼세대는 소통 방식이 다르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해야 할 일을 지시하는 방식보다 도움을 청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다. 그들이 ‘저 교장이라면 한 번 더 도와주고 싶다’고 느끼게 만드는 말하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경청의 바탕 위에 공감과 관심을 표현해야 한다. 

 

● 넷째, 언어의 영향력을 신중히 관리하라 
학교장은 언어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학교장의 말은 생각보다 영향력이 강하다. 인격적으로 말하고, 감정을 나누는 학교장의 말은 조직 구성원의 기를 살려 준다. 반면 모욕이나 갑질은 상대방을 낮게 만든다. 언어 감수성의 기반에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있다.


● 다섯째, 좋은 말하기의 출발은 내 마음을 잘 돌보는 것이다 
학교장은 자신의 마음을 잘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감정을 잘 돌봐야 좋은 학교장이 된다. 견디기 힘든 상황이라도 분노의 에너지를 잘 풀어내야 한다. 훌륭한 학교장은 품격 있는 말로 감정을 표현한다. 사실을 그대로 표현하고 자신의 감정 상태를 정확하게 알려주되 원하는 것은 단호하면서도 정중하게 구체적으로 말해야 한다. 불만은 말하되 비난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적 긍정은 자기기만이며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

 

학교 안팎 행사에서의 잘 말하기 실제
앞서 언급한 원칙들을 실제 행사(인사말·환영사·축사·격려사 등)에 적용할 때, 다음의 흐름을 참고하면 더욱 품격 있는 스피치가 가능할 것이다. 

 

● 인사말·환영사·축사·격려사 등의 의미부터 확실하게 이해하기
인사말이란 주최자로서 참석자에게 반갑고 감사하다는 뜻을 전하는 말이다. 그래서 반갑다는 말과 고맙다는 말을 포함해야 한다. 환영사는 행사 주최자로서 참석자에게 환영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축사는 행사를 축하해 주기 위해 외부에서 참석한 사람 중 유명 인사가 덕담이나 좋은 말씀 한마디를 전하는 말이다. 격려사는 체육대회나 워크숍 등에서 참여자들에게 용기나 의욕을 북돋우는 말이다. 격려사에는 칭찬과 희망, 동기부여가 되는 말이 포함되면 좋다. 

 

● 명료하게 자기 소개하기
사회자가 소개했더라도 다시 한번 자신의 소속과 직책, 이름을 천천히 또박또박 밝히는 것이 좀 더 겸손해 보인다. 문장에서 주어가 중요하듯이, 인사말에서도 현재 누가 이야기하는가가 중요하다.

 

● 진심이 담긴 감사 인사하기
“바쁘실 텐데도 불구하고 오늘 이렇게 많이 모여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와 같은 상투적 표현 대신 진짜 감사한 마음이 느껴지도록 말하는 것이 좋다. “화창한 날씨가 우리를 축복해 주는 것 같습니다”와 같이 날씨나 현장의 분위기를 넣어서 이야기하면 훨씬 더 인사말의 품위가 높아진다. 


● 특별한 감사 인사하기
행사가 열리기까지 도움을 주신 분들이나 특별히 감사해야 할 사람들이 있다면 감사할 내용을 미리 기록해 두었다가, 세세한 에피소드까지 덧붙여 언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유명 인사나 고위 공직자 등이 참석한 경우, 한 사람 한 사람 직책과 이름을 언급하며 참석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전하면 더 좋다. 

 

● 행사의 의미 말하기
참석자들이 이미 알고 있는 의미와 목적이라도 학교장의 시각으로 한 번 더 인식시켜 준다. 만약 졸업식이라면 “오늘의 졸업식은 오랜 시간 ○○학교 과정을 열심히 공부하고 마치는 것을 축하하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그동안 미래 사회에 필요한 핵심 역량 등이 많이 함양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면 좋다.

 

● 당부와 부탁
“이 ○○행사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리겠습니다”라며 중요한 행사·모임 등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한다. 더불어 참석자 모두의 가정에 행복을 비는 덕담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마지막으로 열심히 준비한 행사에 끝까지 함께 해 주시고, 참석자 모두의 가정에 행복이 함께 하길 기원하면서 제 인사말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학교장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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