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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수기로 본 교실은…> ‘키팅’과 ‘울학교 ET'가 절실하다

수기 쓰는 교사조차 관찰자

“문제아는 느는데 대안 없이 침묵하는 학교, 그 경계에 교사가 있음을 행간이 말해준다”

이번 ‘교단 체험수기 공모’에 응모한 교사를 분석하면 다양한 프리즘으로 나타난다. 유치원 교사로부터 장학사, 대학교 교수에 이르기까지 여러 층위를 이루고 있다. 400여 편 중 초등학교 교사의 작품이 206편으로 단연 우위를 차지했고 이어 고교 105편, 중학교 61편 등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연령층도 소재도 다양하다. 20대 초임 교사로부터 정년을 앞둔 교사까지 비교적 정상분포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것은 일반 신춘문예와도 비슷한 양상이다. 즉, 젊은 교사들의 참신한 표현과 시각, 그리고 중년 교사들의 중후한 어조와 성찰, 원로교사의 교단회고 등이 퍼즐처럼 교단의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나아가 교사와 학생과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제시해주고 있다.

그러나 학교의 우수 프로그램 소개, 동아리 소개, 개인적 프로젝트 연구보고 같은 글도 있었다. 전반적으로 이들은 하나의 코드로 읽히는데, 그것은 학교생활에 부적응을 보이는 학생, 문제 학생들에 대한 것이었다. 문학은 현실을 반영한다고 할 때, 이러한 분석은 오늘날의 현상을 이해하는데 매우 흥미로운 결과로 해석된다. 즉, 갈수록 문제 아이가 늘고 있다는 것이고 그러함에도 뾰족한 대안 없이 학교가 침묵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의 경영자나 교사도 그런 아이들에게 진지한 고뇌를 하지 않고, 그저 문제가 밖으로 불거지지 않기만 바라는 풍조, 그 경계에 교사가 서있음을 행간에서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수기를 쓰는 당사자조차 학생에 대한 치열한 역할 없이 1인칭 관찰자에 머무르고 있음도 느꼈다.

앞서 말한 우수 사례발표와 같은, 긍정적인 학교의 현장을 보여주는 작품도 있었는데, 이것은 ‘잃어버린 한 마리 어린 양’에 대한 고뇌보다 교사 자신의 우수성에 맞춰져 있어, 현실에 대한 시각 차이를 느끼게 했다. 이 순간에도 학교에서는 하루가 멀다고 사건 사고가 터지고 있고, 더러는 가슴 아픈 일도 벌어지고 있는데, 교사들이 너무 무심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한 마디로 서사의 중심에 학생을 배치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자기반성 및 행동주의적 결단이 있어야 하는데 그 역할이 없어 안타까웠다.

다시, 문학의 기능을 효용론적 관점으로 본다면, ‘설리번’ 또는 ‘키팅’과 같은 생생한 체험적 수기가 더 나와야 할 것이다. 또한 영화 ‘울 학교 ET’나 ‘선생 김봉두’ 같은 역동적인 선생도 더 나와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교육은 지금 중태이고 사랑은 희생으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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