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마다 숙제를 두고 같은 실랑이를 반복하는 집이 있다.아이는 학교와 학원을 다녀오면 소파에 눕고 스마트폰부터 찾는다. 부모가 숙제를 하라고 말하면 “조금만 있다가요”라고 대답한다. 처음에는 정말 잠깐 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삼십 분이 지나고 한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몇 번 더 말하면 아이도 짜증을 낸다.“알아서 한다니까요.”그러다 밤이 늦어서야 책상에 앉는다. 몇 문제 풀다가 막히면 부모를 부르고, 시간이 부족해지면 부모도 마음이 급해진다. 설명만 해주려고 앉았다가 어느새 남은 숙제까지 함께 보고, 다음 날 준비물이 있는지 가방까지 확인하게 된다.이렇게 하루가 마무리되면 부모는 답답하다. 해야 할 일을 모르는 것도 아닌데 왜 매번 미루는지, 왜 몇 번씩 말해야 움직이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아이도 나름의 이유는 있다. 학교와 학원을 다녀오고 나면 피곤하고, 집에 와서까지 바로 책상에 앉는 것이 싫다. 잠깐 쉬려고 스마트폰을 들었는데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지나가기도 한다.그 마음을 모르기는 어렵다. 그런데 같은 일이 계속 반복되는 데에는 피곤함만 있는 것은 아니다.아이가 늦게 시작해도 결국 숙제는 끝난다. 막히는 문제가 나오면 부모가 와
학교폭력으로 인한 교육 현장의 고민이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가 9일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피해 응답률이 6년 연속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초등학교의 피해 응답률이 5.7%에 달해 어린 학생들의 교우 갈등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또 집단따돌림과 신체폭력이 다시 증가하고, ‘야차룰’이나 스파링 같은 신종 폭력이 확산하는 현상을 보인다. 비록 소폭 증가라고는 하지만, 수년째 각종 대책이 쏟아지는 현실을 생각하면 이번 발표가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학교가 대립과 법적공방을 벌이는 사법 공간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지원청의 심의 결과 ‘학교폭력 아님’으로 판정된 비중이 무려 22.1%에 이른다는 것은 학교 현장의 대화와 교육적 해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학생 간 사소한 오해나 갈등마저도, 현행 제도의 한계 탓에 사법적 심의 절차로 넘어가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가 지난 3월 도입된 ‘관계회복 숙려제도’를 학폭 사안처리의 핵심 절차로 하고, 초등 1~2학년 대상 관계회복 프로그램 신설하겠다는 계획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제도가 실효성을 거두려면 담당 교원의 업무
국회미래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교육 관련 연구들을 바라보는 교육계의 시선이 곱지 않다. 개별 정책의 찬반을 넘어 교육을 바라보는 출발점에 의문이 생기기 때문이다. 저출생과 학령인구 감소를 앞세워 학교와 교원, 교육 시간을 문제 해결의 자원처럼 다루는 접근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초등 저학년 수업시간 확대가 대표적이다. 연구원은 초1~2학년 수업 시간이 OECD와 비교해 평균보다 적고 돌봄 수요와 사교육 참여가 높다는 점 등을 근거로 삼았다. 학령인구 감소로 확보되는 ‘교원 여력’으로 돌봄 공백까지 해소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순서가 뒤바뀌었다. 돌봄이 목적이라면 돌봄 체계를 강화하면 된다. 교육이 목적이라면 무엇을 왜 더 가르칠지부터 답해야 한다. 돌봄을 위해 수업을 늘리는 것은 교육을 수단으로 삼는 일이다. 학령인구 감소를 바라보는 시각도 우려스럽다. 학생이 줄었다고 교원이 곧 ‘남는 인력’이 되는가. 학교에는 새로운 교육 수요가 쌓인다. 학생 감소는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개별화 교육을 강화할 기회다. 이를 감축하거나 다른 정책에 투입할 ‘여력’으로 먼저 계산해서는 안 된다. ‘학생이 줄면 교원이 남고, 남는 교원은 다른 데 쓰면 된다’
아동복지법은 청소년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보장하고, 아동학대로부터 선제적으로 보호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법상 정서적 학대 행위의 개념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아 교사와 학생 모두 피해를 입는 부작용이 드러난 것이 사실이다. 자의적해석으로 갈등 빚어 아동복지법 제17조는 금지행위 중 하나로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를 꼽는데 이 규정이 너무 포괄적이다. 예를 들어 법적으로 결론되는 정서학대는 대부분 무죄가 되는 것이 현실이지만, 자의적 해석이 가능한 정서학대 개념은 교사에 대한 악성 민원과 보복성 신고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법적 판단을 받으려면 몇 년의 시간이 소요돼 교사도 청소년도 모두 상처받는 결과를 내기도 한다. 최근 이러한 문제에 대한 법적 개선이 공론화된 만큼 올 하반기에 법률이 개정된다면 정서적 학대의 제도적 흠결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다면 법제도 개선 외에 현장에서 교사의 정당한 훈육과 정서학대 간의 오해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정서적 학대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정립하고, 보다 실증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아동학대 중에서 신체학대는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수능에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고력과 표현력을 평가하고 정답 고르기 중심의 시험에서 벗어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평가 방식이라고 해서 수십만 명의 진학을 결정하는 국가 선발시험에도 적합한 것은 아니다. 서·논술형 수능 추진 혼란 불러 수업에서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활동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학생의 성장을 돕는 교육적 평가와 한정된 대학 입학자를 가려내는 선발평가는 목적과 책임이 다르다. 1점 차이가 대학과 학과를 가르는 수능에서는 창의성뿐 아니라 모든 수험생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학교내 평가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답안을 어디까지 인정할지, 같은 내용을 다르게 표현한 답안에 같은 점수를 줄지 판단하기 어렵다. 한 학급의 답안에도 채점 기준을 일관되게 적용하기 어려운데 수십만 명이 응시하는 수능에서는 어떻겠는가. 채점자 간 편차, 복수 채점, 이의신청과 재심사 절차에 대한 해답 없이 도입부터 논의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국교위는 채점 부담과 공정성 문제를 AI 활용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AI는 보조 수단일 수는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지난 11일 발생한 원서접수 대행사의 원서접수시스템 전산장애 때문에 원서접수를 완료하지 못한 수험생을 대상으로 구제조치를 시행한다고 13일 밝혔다. 원서접수 시스템 전산장애는 11일 오후 5시 50분부터 오후 6시 20분경까지 발생했으며, 일부 수험생은 원서 저장과 전형료 결제 등 접수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원서접수 마감 시간은 오후 7시까지 연장됐으나, 연장 안내를 확인하지 못하는 등 사유로 접수를 완료하지 못한 사례가 확인됐다. 최대 1200여명으로 추정된다. 이번 구제조치는 전산장애로 원서접수를 완료하지 못했거나, 원래 대학에 접수하지 못하고 불가피하게 다른 대학에 접수한 사실이 관련 기록을 통해 확인되는 수험생 대상이다. 구체적인 구제 대상 여부는 원서 작성·저장·제출 및 결제 시도 등 전산기록과 장애 발생의 관련성 확인 후 판단이 내려질 전망이다. 교육부와 대교협은 정상적으로 접수를 완료한 수험생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전산 기록으로 확인되는 지원 모집단위를 변경하지 않는 범위에서 구제 절차를 진행하고, 구제 대상 수험생의 확인 근거와 처리 결과를 기록·관리해 조치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한다는 방
교육부는 육아정책연구소, 한국인지과학회와 14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수도권 학부모를 대상으로 ‘영유아 사교육 인식 개선을 위한 학부모 이야기 마당(토크콘서트)’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영유아 사교육을 둘러싼 보호자의 현실적인 고민을 전문가와 함께 살펴보는 권역별 학부모 이야기 마당의 세 번째 순서로, 영유아 자녀를 둔 보호자의 교육 선택에 대해 인지과학적 근거와 영유아기 인지발달 특성에 비춰 현실적인 판단 기준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보호자의 질문에 답하는 소통·참여 방식이며, 사전 질문을 전문가 대담과 질의응답 등에 반영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유튜브 채널 전국 온라인 생중계도 병행된다. 유제광 교수(한국인지과학회장)는 문제를 연습해 점수와 속도가 좋아지는 학습형 사교육의 ‘단기 수행 향상’과, 시간이 지나도 오래 남아 새로운 상황에 적용되는 ‘학습의 전이’ 간의 차이를 인지과학적 관점에서 설명할 예정이다.
한국교총이 12일 취임 1년을 맞은 최교진 교육부장관에 대해 아쉬움과 실망감이 큰 기간이었다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교총은 “교사 출신, 교육감 3선 출신 장관으로서 학교 현장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에 대한 교단의 기대가 컸으나, 지난 1년간 정책 추진 과정에서 교육 현장의 정서와 현실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고 주요 교육이슈에 대해 선도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며 “무능력하게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여줘 교단의 실망감이 극에 달했다”고 11일 밝혔다. 우선 세종교육감 시절 최측근이었던 인사의 6·3지방선거 교육감 후보 출마에 사무소 개소식 참석, 소셜미디어(SNS)에 응원 댓글 등 정치적 중립성 시비에 휘말린 부분이 거론됐다. 교총은 “이는 교육부장관이 선거운동에 개입하는 최초의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면서 “교원은 SNS에 ‘좋아요’ 표시 하나에도 엄격한 선거법 잣대가 적용되는 정치기본권 제약이 심한 현실에 비춰볼 때 교육행정의 수장으로서 신중하지 못한 처신이었다”고 비판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의 과정에서도 장관이 직을 걸고 지키겠다고 공언했던 것과 달리 내국세 연동제 폐지 방안을 효과적으로 방어하지 못했다는 평이다. 교권보호대책도 범부처
경북 금성초가음분교(교장 류은주)는 3일아름소리 복지센터에서 가음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함께 가음분교 학생 3명을 대상으로 ‘마을 어르신과 함께하는 고추장 만들기 체험’ 활동을 실시하였다. 이번 체험은 학생들이 지역 어르신들과 함께 전통 먹거리를 직접 만들어 보며 우리 고유의 식문화와 전통의 가치를 배우고, 세대 간 소통과 나눔의 의미를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되었다. 학생들은 마을 어르신들의 도움을 받아 고추장 만들기의 전 과정을 직접 체험하였다. 먼저 고추장에 들어갈 조청을 직접 따르는 것부터 시작하여 고춧가루를 넣고 재료가 잘 섞이도록 정성껏 저어 보며 고추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배웠다.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전통 장 만들기 과정을 직접 경험하며 학생들의 호기심과 흥미를 높이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특히, 학생들은 마을 어르신들의 설명을 들으며 재료의 역할과 고추장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 어르신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르신들은 학생들에게 고추장을 만들 때의 경험과 전통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학생들은 귀 기울여 들으며 세대 간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고추장을 완성한 뒤에는 학생들이
충남홍주고(교장 김병진)가 학교의 공간과 교육적 자원을 지역사회와 나누며,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열린 학교’의 역할을 넓혀가고 있다. 홍주고는 10일교내 FLEX GYM(체육관)에서 홍주천년문학관과 함께 ‘송욱 시인 탄생 100주년 기념 문학 축전’을 개최했다.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기관과 학교가 MOU를 맺고 지역의 소중한 문학적 자산을 학생과 주민이 함께 향유하는 자리로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종필 학교법인 신암학원 경영총괄국장, 장광현 홍성교육지원청 교육장을 비롯해 지역 기관 단체장 및 지역 문화·예술계 인사와 홍주고 학생 및 교직원, 지역 주민 등 약 300명이 함께했다. 송욱 시인의 삶과 문학 세계를 담은 기념 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시 낭송과 작품 감상, 문화예술 공연, 인문학 특강이 이어졌으며, 시화전과 문학 작품 전시도 마련돼 문학적 자산을 세대가 함께 나누고 그 가치를 이어가는 뜻깊은 시간이 됐다. 행사는 지역의 문화·인적 자원을 학생들의 배움으로 연결하는 동시에 학교의 공간을 지역사회와 공유한다는 점에서 홍주고가 지향해 온 지역 연계 교육의 의미를 잘 보여줬다. 홍주고는 그동안 학교의 시설과 교육 자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