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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보고 만지고 느끼고 생각하고 말하게 하라”

⑤ 학년․교과 간 통합 ‘불꽃반응’ 수업

1학년 ‘빛’ 단원, 3학년 ‘물질의 구성’ 단원 통합
물리와 화학, 교과․학년 간 통합 모델 제시해

영상물․과자 포장지․장난감 등 생활소재 이용
학생들에 친근하고 쉬운 과학수업 만들기 노력




에탄올에 염화나트륨 등 실험에 쓰인 6가지 물질을 녹여 분무기 안에 넣고 불꽃을 향해 분사, 환상의 불꽃 쇼를 펼치며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남경식 교사.


■ 들어가며
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 과학 수업 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생각해보면…. 참 좋은 과학 선생님들이 많았지만, 정작 과학 수업 그 자체는 기다려지는 수업은 아니었다. 필자도 실험실 한 번 제대로 가보지 못하고 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런 경험이 오히려 약이 되기도 한다. 그래,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만큼은 과학 시간이 기다려지게 만들자. 그리고 많이 보여주고, 만지게 하고, 해보게 하고, 느끼게 하고, 생각하게 하고, 말하게 만들자. 늘 이런 생각을 가지고 수업 준비를 한다. 그렇게 해도 모든 수업이 다 만족스럽고, 좋은 것은 아니지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수업을 준비한 만큼 아이들은 수업을 좋아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수업은 교사인 필자도 기다려진다.

■ 수업은 (             )다.
이 네모 안에 무슨 말을 써 넣을 수 있을까? 필자가 해마다, 반마다, 그리고 내년에도 가르칠 한 시간의 과학 수업이 아이들에게는 영원히 되돌아오지 않는 소중한 한 시간일 것이다. 때로는 꼬박꼬박 졸기도 하고, 때로는 아프다는 핑계로 양호실에 내려가기를 더 좋아하는 학생들이 있을 수 있지만, 눈을 동그랗게 뜨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교사를 바라보고 있는 이 아이들에게 과학 수업 한 시간은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다. 그런 한 시간을 그냥저냥 흘려버리는 시간이 되느냐, 아니면 이다음에 다시 생각나고 아이들의 기억 속에서 좋은 과학 수업으로 기억되게 하느냐는 온전히 교사인 필자에게 달렸다. 그리고 아이들에 달렸다. 오늘의 수업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이니까.

수업은 아무리 잘 해도 개선할 여지는 남아 있게 마련이다. 때때로 교실 문을 닫고 나올 때 ‘오늘은 정말 좋은 수업이었어!’하고 만족의 미소를 머금고 돌아 나오던 수업도 이듬해에는 또 다른 방법으로, 다른 소재들로 수업을 구성하게 된다.

자동차를 만드는 사람들이 최고의 자동차를 만들었다고 치자. 그러나 소비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면 금세 고칠 점을 발견하고 좀 더 좋은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 자동차를 만드는 사람과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타는 사람의 시각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수업도 이와 같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내 눈에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학생들의 눈과 표정에서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내 수업을 본 동료 선생님들에게서 보이기도 하는 그 무엇이 있어서, 수업은 끊임없이 나아질 여지를 남겨놓은 생명체와 같다. 지금부터 이 네모 안에 들어갈 그 무엇에 대하여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 기다려지는 과학 수업
필자는 과학 수업에서는 가능한 많이 보여주고, 만지게 하고, 직접 해보게 하고, 느끼게 하고, 생각하게 하고, 느낌과 생각을 발표하게 한다. 학생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칠 내용은 있지만, 가능하면 학생들의 생각을 많이 들어보고, 의사소통을 하려고 한다. 학생들이 표현하는 말과 몸짓, 그림 등에서 수업의 중요한 요소들을 찾아서 전개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수업의 주인이 아이들 자신이라는 믿음은 과학 수업을 기다려지게 할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학생들에게 과학은 어렵고 과학자 비슷한 사람들이 하는 학문쯤으로 인식되고 있다. 사실은 아닌데…. 과학은 우리가 숨 쉬고 움직이고 살아가는 과정 어느 곳에서나 찾을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수업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일상생활에서 찾고 있다. 그러한 것들에는 텔레비전 영상물일수도 있고, 과자 포장지일 수도 있고, 장난감일 수도 있고, 어딘가에서 찍은 사진일 수도 있고, 신문 기사나 뉴스 기사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친근하게 느낄만한 것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로 잘 준비된 수업은 교사에게도 기다려지는 수업이 된다.

과학 수업의 본질은 무엇일까? 과학 과목에서 다른 과목에 비해 더 중심을 두어야 할 본질적인 요소는 탐구일 것이다. 탐구란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설계하고 자료를 얻고 결과를 해석하며 결론을 도출하는 여러 과정을 포함한다. 그러나 실제 수업 시간에 이러한 과정을 학생들이 다 해보게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미 앞선 과학자들이 다 해결해 놓은 과학적인 문제들을 시간적인 제약이 있는 한 시간의 수업에서 탐구로 연결하게 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다. 수업의 주요한 학습 내용을 가능한 탐구에 가깝게 구성하는 것이 교사의 몫이고, 앞으로 계속 될 숙제이다.

■ 본 수업의 전개
중학교 3학년 3단원 ‘물질의 구성’의 ‘원소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라는 소단원에서 불꽃 반응과 스펙트럼을 관찰하여 원소를 구별한다. 현행 교육과정에서 중학교 과학은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네 개 과목이 통합된 과목이다. 이미 학생들은 중학교 1학년 2단원 ‘빛’ 단원에서 스펙트럼을 배웠다. 1학년의 ‘빛’ 단원은 물리 분야이고, 3학년의 ‘물질의 구성’ 단원은 화학 단원이다. 그러다보니 빛의 스펙트럼에 대해 다루는 깊이와 전개 방식이 다르다. 본 수업에서는 1학년 ‘빛’ 단원과 3학년의 ‘물질의 구성’ 단원을 통합하여 학년 간, 교과 간 통합 수업의 모델의 예를 보여줄 수 있다. 필자는 물리교육을 전공했다. 물리교육 전공 교사가 화학 부분을 가르치다보면 화학을 물리적으로 가르치기도 한다.

■ 수업 진행 과정
1) 지난 시간의 학습 내용 복습: 원소란? 몇 가지 원소 기호 복습
2) 도입: 바코드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소변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3) 학습 목표 제시: 불꽃색과 스펙트럼을 관찰하여 원소를 구별할 수 있다.
4) 불꽃놀이와 네온사인의 여러 가지 색: 어떻게 여러 가지 색이 나타날까?
5) 분무기로 불꽃 쇼 보이기(흥미 유발): 에탄올에 염화나트륨 등 실험에 쓰인 6가지 물질을 녹여 분무기 안에 넣고 불꽃을 향해 분사하면 환상의 불꽃 쇼가 펼쳐진다.
6) 불꽃 반응 실험: 6가지 시료를 이용하여 불꽃색으로 원소를 알아낼 수 있다는 내용의 실험
7) 선 스펙트럼과 연속 스펙트럼 보기(1학년 ‘빛’ 단원과 연계): 수업 전에 미리 학생들이 볼 수 있는 간이 분광기 40개를 공CD를 이용하여 만들어 놓았다. 백열등과 삼파장 형광등, 햇빛 레이저 빛을 분광기로 보고 스펙트럼의 차이에 대해 서로 이야기 하게 한다. 선 스펙트럼과 연속 스펙트럼의 차이 이야기하기. 특정 원소의 스펙트럼은 원소마다 다르다.
8) 스펙트럼으로 원소를 구별하기: 탐구 문제 형식
9) 차시 예고: 불꽃놀이 연출가 동영상 시청, 질량 보존의 법칙



불꽃반응 실험을 조별로 직접 해보며 미리 나눠준 탐구학습지를 풀도록 유도한다. 남 교사는 “실제 수업 시간에 모든 과정을 다 해보게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한 시간 수업에 이론과 실험을 연결하게 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 마치며
수업의 달인은 있을 수 없다. 끊임없이 달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있을 뿐. 학교 현장에는 묵묵히 자신의 독특한 색깔을 갖고 훌륭한 수업을 하고 계시는 많은 선생님들이 계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이런 기사에 소개되는 것도, 이 글을 쓰고 있는 것도 쑥스러울 따름이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아이들이 과학을 더 좋아하고, 과학적인 사고를 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게 앞으로도 좋은 수업을 하는 노력을 계속 하고 싶다.

※ 남경식 선생님의 다양한 수업은 ‘http://classroom.re.kr/교과교육/과학/교수학습 길잡이/과학과PCK’ 코너에서 볼 수 있습니다. 다음 회는 대구 다사중 오규찬 선생님의 기술․ 가정 수업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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