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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2008, 불, 1, 남쪽… 연상되는 것은 무엇?

개념과 친숙해지는 우리 문화재 수업

뉴스, 드라마, 인터넷 등 매체 활용, 역사를 현실에 각인 필요
연상 퀴즈, 토의, 홍보물 작성 통해 우리 유산 소중함 일깨워


■ 들어가며=교사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 지금도 나는 교사로서 성장하고 있고 만들어지고 있다. 처음 교단에 서게 되었을 때는 학교에서 생존하기 위해 교사의 길을 걸었다. 그러다 선배 교사들과 만나면서 조금씩 교사로서의 길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교육 철학과 방법을 배우고 받아들여 실천해 보고, 평가하고, 다시 새롭게 가르치는 과정을 계속해왔다. 그렇게 한 해, 두 해가 흘러 벌써 10년 남짓, 하지만 여전히 수업은 커다란 고민이다. 수업의 달인이 되는 길이 있을까? 답은 없다. 아니, 무수한 답이 있을 뿐이다. 옆에 있는 교사의 멋진 수업이 곧 내 것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모든 교사에게 자기 나름의 빛깔이 있고, 나에겐 나의 빛깔이 있다는 것을 이제야 어렴풋이 느끼는 중이다.

수업에 대한 논의는 주로 아이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교사는 주로 평가의 대상으로만 언급된다. 하지만 수업 내용과 방법에 있어 아이들의 흥미와 인식을 고려하기에 앞서 교사의 관심과 인식을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 나는 어떤 고민으로 사회 수업을 하고 있는지 얘기해 보겠다.

■ 교사의 가르칠 이야기 만들기=먼저 가르칠 내용에 대한 다양한 탐구를 통해 무엇을 가르칠 지에 대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본다. 간단한 마인드맵이나 순서도, 쪽지를 끼적거리거나 교과서를 들여다보며 잠깐 생각에 잠길 때도 있다. 수업에서 다룰 중요한 용어나 개념, 사실 등을 내가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고 부족한 부분이나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을 확인하고, 찾아본다. 관심이 생기면 더 파고들어 관련된 다른 사실이나 대립되는 학설, 그에 대한 내 생각이나 느낌 등을 써 보기도 한다.

그러고 나서 아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알게 된 내용 중에서 알맹이가 되는 아이들에게 가르칠 내용을 걸러낸다. 그 때는 주로 나에게 질문을 한다. 이 내용이 사실일까? 이것을 왜 가르쳐야 하나? 어떻게 가르치면 좋을까? 아이들이 지금까지 배웠던 내용이랑 어떻게 관련이 될까? 등등 가르칠 내용을 내 이야기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나에게 정리된 가르칠 이야기가 뚜렷하고 풍부할수록 수업에 대한 기대는 커져 간다.

■ 수업 내용에 대한 질문을 통해 귀납적으로 접근하기=수업 내용은 대부분 연역적으로 설명하고 그것을 확인하고 익히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우리 문화재’라는 주제로 수업을 하면 우리나라의 세계유산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 우수성은 무엇인지 이미 주어진 내용을 설명 혹은 조사를 통해 알고 익힌다. 내가 설명을 해 주거나 아이들이 조사를 해서 알아 오거나 마찬가지이다. 그 내용은 남이 정리해 놓은 것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수업 목표부터 보존해야 한다가 아니라 왜 보존해야 하는가? 보존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에서 출발한다. 또 세계유산에 대한 설명에 앞서 세계유산이 어떻게 생겨났나? 우리나라엔 어떤 세계유산이 있을까? 왜 우리는 세계유산에 등재하려고 할까? 등등 여러 질문들을 통해서 귀납적으로 수업에 접근한다. 이렇게 하면 교과서나 지도서로 주어진 수업 내용을 뛰어 넘어 재구성된 내용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





■ 현실에 발을 디딘 교육 내용 만들기=그런데 사회과는 불변하는 진리나 사실, 약속이 아니라 계속 만들어지고 고쳐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계유산에 대한 수업 역시 교과서에서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올해 새로 등재되어 새롭게 추가되는 내용이 있고, 교과서에서 다루진 않았지만 앞단원인 옛 도읍지와 문화재에서 배운 고구려의 문화재는 중국과 북한의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나도 이러한 사실들을 길을 가다 우연히 들은 뉴스를 다시 검색하고 또 검색하다 보니 꼬리에 꼬리를 물어 알게 된 것이다. 교육 내용은 교사가 눈과 귀를 열어 놓고 현실 세계와 소통하면서 능동적으로 만들어 가는 노력 속에서 채워질 수 있다. 수업에서도 뉴스나 드라마, 신문, 인터넷 사이트 등 여러 매체를 적절하게 사용하여 현실에 뿌리는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아이들에게도 배운 내용을 실행해보는 활동을 하곤 한다. 배워서 그냥 아는 것으로 끝나면 그것은 기억 속에서 금방 사라진다. 세계유산의 후보를 직접 추천하고, 함께 논의하여 다시 추천하고 그에 대한 홍보문을 쓰는 활동을 통해 세계유산을 처음 접했던 아이들이 자기만의 세계유산을 가지게 되진 않을까 기대를 하면서 매수업마다 실행하기는 어렵지만 주제나 단원의 정리 단계에서 단순하게나마 활동을 통해 실천해 본다.

■ 용어나 개념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알게 하기=사회 교과서에는 아이들이 모르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와 개념들이 많다. 그런 용어나 개념을 쉽고 반복적으로 알게 한다. 먼저 용어나 개념은 하나씩 연관 지어 도입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배운 용어와 개념을 직접 말하고 써 보고 활용하게 하는 것이다. ‘세계유산’이라는 용어를 가르친다면, 그 낱말의 뜻부터 시작해 그와 관련된 유네스코나 세계문화유산, 세계자연유산, 세계복합유산, 세계무형유산, 세계기록유산 등의 개념들을 하나씩 연관 지어 도입하는 것이다. 그리고 입으로 말해 보게 하고 활동을 통해 써 보게 하고, 여러 수업 자료를 통해 반복적으로 접하게 한다. 그리고 수업의 끝에 그 내용을 다시 한 번 정리해 주고, 다음 수업 시간에 다시 배운 내용을 떠올려본다. 그러면 낯설었던 용어나 개념이 조금이나마 친숙해진다.




■ 본 수업 이야기=나는 4학년 2학기 1단원 중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우리나라의 문화재’라는 주제로 수업을 하고자 한다. 이 수업에서 나의 고민을 바탕으로 아이들에게 용어와 개념을 잘 이해하도록 하고, 질문을 통해 수업의 내용을 만들어가며, 배운 내용을 단순화한 실천 활동을 통해 자기 것이 되게 하고자 하였다.

1) 수업의 흐름
<도입> 󰋮 연상 퀴즈 : 숭례문에 대해 연상 퀴즈를 통해 알아 맞혀 보고, 문화재 보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숭례문에 대한 연상 퀴즈- 2008, 불, 1, 남쪽, 문 → 사건에 대한 뉴스 보기-2008년 2월 11일 YTN 뉴스 → 이 사건을 통해 알 수 있는 점 이야기 해 보기) 󰋮 수업 목표 확인 :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우리 문화재에 대하여 알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갖도록 한다.

<전개> 󰋮 세계유산에 대해 알기: 세계유산이란 무엇이고, 왜 생겨났고, 어떻게 등재되는지 알아본다. (세계유산의 뜻 알기 → 여러 종류의 세계 유산을 놓고 구분해 보면서 세계유산의 종류에 대해 알기→ 세계유산의 등재과정을 사례를 통해 알기) 󰋮 우리나라의 세계유산 알기 : 2009년 현재 우리나라의 세계유산(문화유산 8점 자연유산 1점 등 총 9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본다.(→ 우리나라의 세계유산에 대해 함께 확인하고, 올해 등재된 조선 왕릉에 대해 알기-2009년 7월 15일 MBC 뉴스 → 우리 땅에 없는 우리나라 문화재는 어떻게 할까 생각해 보고 고구려고분군이 중국과 북한의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 알기)

<정리> 󰋮 우리가 뽑은 새로운 세계유산 후보(10분) : 옛 도읍지와 문화재를 통해 배운 문화유산 중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면 하는 문화재를 개별적으로 선정한 뒤 두레별로 논의를 통해 하나를 추천한다. 추천한 세계 유산의 우수성과 소중함을 알리는 홍보물을 만들어 본다.(우리나라의 모든 문화유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해야 할까 생각해 보고, 카드에 내가 뽑은 세계유산 쓰기→ 각자 뽑은 세계유산에 대해 발표하고 토의하여 두레별로 세계유산 한 가지를 추천하고 홍보물 만들기)




■ 나오며=사회 수업은 특히 교사의 관심과 인식에 따라 수업의 모습이 큰 차이를 보인다. 나의 경우, 수업이 어렵게 느껴지는 때는 그 교과에 대해 잘 알지 못할 때이다. 그래서 수업을 할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은 가르칠 내용에 대해 공부하고 탐구하는 것이다. 비록 모든 교과를 나만의 가르칠 이야기로 만들진 못했지만 교사 한 사람 한 사람의 수업 이야기가 공유되고 모여 우리의 수업 이야기를 만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수업은 반복되지 않는 순간의 예술이다. 고민하고 계획은 하지만 그 날 수업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점점 학교의 현실은 수업보다 다른 것들에 귀를 기울이라고 하지만, 나는 아이들을 만나 얘기하고 소통하는 수업이 좋고, 교육을 고민하고 함께 나눌 수 있는 선생님들이 있어서 좋다. 지금도 이 땅의 아이들을 가슴에 품고 묵묵히 걸어가고 계신 앞선 선생님들을 생각하며 수업의 달인이 아닌 감동을 주는 수업 예술가가 되고 싶은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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